미국이란 나라..

가자! 올랜도로..

Jun Jun 2013. 3. 29. 09:33

작년 시카고 여행 이후 처음으로 가는 장거리 여행이었다.

1월 보다도 추운 3월 뉴욕의 봄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으로 플로리다를 선택했고,

정말 힘들게 짜낸 일정이었는데, 

첫날 부터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밑에 있는 꼬깔콘 하나 보자고 고생 지지리도 많이 하고 왔다. 



 떠나는 날이 토요일 오후.

뉴욕 지하철은 주말이면 공사로 인해 노선이 바뀐다. 

아니 지들 멋대로 바꾼다. 

솔직히 그걸 알고 있었다. 

지하철 탈때마다 문앞에서 놓치고, 

신호등도 건널려면 차가 휙 지나가고,

맨해튼에서 퀸즈로 가는데 40분이나 걸렸다.

보통 10분도 안걸리는 구간을.  



 또 하나는 가는 비행기가 JFK공항이었다.

언제나 이용했던 라구아디아 공항은 더 가깝고 편리 했는데, 

라구아디아 공항과 같은 느낌으로 JFK 공항 거리 계산을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가보는 JFK여서 공항 철도 역에서 터미널은 또 왜이렇게 멀고 언덕이 많냐...

뛰어서 도착한게 출발 시간 50분 전.

기계에서 티켓팅이 안된다...

카운터에 갔더니 너무 늦었다고 한다.

40분이나 남았는데 지금 발권하고 뛰면 탈수 있다고 도와 달라 했다.

무전을 치고 전화를 해도 연락이 안된다. 

델타 항공 스탭들 태도 불친절에 오만 불손.

이쪽 카운터는 수화물 부치는 카운터이니 저쪽으로 돌린다.

10분 쯤 기다렸는데, 

내 차례가 되니 한 아줌마 샌드위치 사러 가야 된다고 떠난다.

나 시간 없다고 하니까 12시 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자기는 먹어야 된단다.

우씨, 뭐 이딴게 다 있어!



 그래 결국 비행기 놓치고 말았다.

스탭들이 열심히 도와줬으면 충분히 탈수 있었던 비행기.

인천 공항에서도 40분만에 타본적 있는데

 작은 델타 터미널에서 직원들끼리 나 몰라라 하다가 나는 비행기를 놓쳤다.

결국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재 예약을 하고 $50불을 냈다. 

다시 집으로 갈 수 밖에.

모든 체력이 다 빠지고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하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공항철도에 앉아있는데

한 미국인이 말을 걸어 온다.

맨해튼 까지 어떻게 가냐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왔는데 뉴욕 몇번 와봐도 언제나 헷갈린덴다.

나도 맨해튼 가니까 같이 가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왔다.

같이 이야기 할 사람이 생겨서 그나마 기분이 나아졌다.

혼자 왔으면 완전 기분 X맛이었을텐데.

LA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란다.

이분을 만나려고 비행기를 놓쳤나.... ㅋㅋ

아무튼 상상도 못할 타이밍에 새로운 인연이 생겼고,

더 중요한건 나중에 나 영화 출연 시켜줘! ^.^



 집에 와서 다음날 아침 11시 비행기를 타러 다시 오전중에 나가야 하기에

당연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또 비행기 놓치면 어쩔까 걱정과 긴장때문에.

결국 날을 새고 새벽 4시 정도에 다시 집을 나섰다.

빨리 가서 공항가서 기다리고 혹시 이른 비행기에 빈 좌석이 나오면 바꿔보려고.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7시 정도 였다.

유대인명절 Passover과 부활절 휴가, 봄방학 시즌이 맞물려 올랜도행 비행기는 이미 꽉꽉 만원.

 다음날 아침 좌석을 확보한 것도 어떻게 보면 기적이었다. 미라클~

그런데...

올랜도에 태풍이 불어와서 비행기가 연착이 됐다. 아쒸~

잠도 못자고 머리가 띵띵 아프고, 눈이 시고, 온종일 앉아 있어서 허리도 아파 죽겠는데

1시간 반 연착이라니. 

이놈의 델타. 

다시는 델타 항공 죽어도 안탈거라 맹세하고 보딩을 했더니

좌석은 제일 끝 마지막 뒷 좌석에 옆에 프로펠러가 달려있어서 

귀마개가 필요했다. 

 델타의 저주.



 이렇게 기진맥진한 상태로 올랜도의 드디어 도착.

2시간 반 비행거리가 거의 24시간이 걸렸다.

한국 갔다 올 수 있는 시간이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디즈니고 나발이고 그냥 서울 갈걸.



 이미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잠을 자기는 했어도 뭔가가 부족했다. 

하지만 황금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기에 다음날 아침

디즈니 헐리우드 스튜디오를 가기로 결정. 

올랜도에 있는 4개의 테마 파크, 매직 킹덤, 애니멀 킹덤, 엡캇(Epcot) 중에서 제일 작고, 

그리고 제일 사람이 적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



 입구에 지문 찍고 들어간다.

표 다른 사람한테 양도 못하게. 역시 디즈니.

입구에 들어서면 멀리 미키마우스의 꼬깔 모자가 환영해 준다.



 다행히 날씨라도 좋았지. 

비라도 내렸으면 완전히 돌아버릴뻔.

플로리다라고 따뜻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쌀쌀하고 추웠다.

특히 해 떨어지면 찬바람이 쌩쌩.

추위 피해서 여기까지 날아온 의미가 별로 없었다.



 저 멀리 타워 오브 테러가 보인다.

도쿄 디즈니 씨 에서 타봤으니 패스.



 주된 목적이었던

Rock 'n' Roller Coaster.

록앤 롤러 코스터로 달려가서 패스트 패스 티켓을 뽑고,

아니면 3시간 기다려야 함. 



 아침 부터 인간들이 바글바글 하구나.

그 옆의 미녀와 야수 극장에서 때마침 쇼가 시작 된단다.



주인공 벨이 성에 들어가서 야수로 변한 왕자와 사랑에 빠져

왕자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이렇게 캉캉 댄스도 추고.

20분 정도의 짧은 공연이지만 수준높은 뮤지컬 공연 수준이다.

멋진 음악과 댄스를 찍느라 정신이 없다. 



 야수가 칼에 찔려 슬퍼하는 벨.

울기 시작하면 갑자기 천을 들고 조연들이 등장.

그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왕자가 짠~하고 나타난다.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끝나고.

아무튼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을 다시 생각 나게 해주는 감동의 쇼 였다..




 테마 파크 안에 월트 디즈니 씨가 어떻게 테마 파크를 세웠는지,

왜 이런 테마파크를 만들었는지,

미키 마우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사진과 영상이 있는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여기는 텅텅 비었다.

사람들 노느라고 정신없고, 공부는 안하는군!

70년대, 월트 디즈니 씨가 살아 계실 때는 직접 텔레비젼에 나와서 

쇼 소개도 하고 인사도 하고 하셨다는데.

그러고 보니 '디즈니'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다.

멋진 이름이고 디즈니랜드 라고 잘 매치도 되고,

이제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는데, 

만약 이 분 이름이 흔한 '스미스' 였더라면 스미스랜드... 전혀 안 어울려~



  오렌지 밭에 불과했던 깡촌 올랜도에

어마어마한 땅을 사들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화 시킨 디즈니씨.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 인구 증가,  골프장과 고급 호텔, 국제 공항 건설 등 

한명의 천재가 한 도시를 평생 먹여 살리는 구나.

한국도 이런 시설이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토이 스토리의 병사들.

토이 스토리 기구 타는데 110분 이상 소요. 불가능!

패스 하기로. 총으로 쏴서 토이 스토리 장난감들을 맞추는 거라는데..

재밌겠었는데,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대신에 야외 촬영용 부지를 보여주는 

Studio Backlot Tour를 하기로.

위에 보이는 기다란 코끼리 열차를 타고 스튜디오를 한바퀴 돌아 준다.




 미국 서부 지역을 연상 시키는 세트장을 만들어 놓고 

그위에 큰 트럭을 한대 모셔다 두었다.

갑자기 땅이 덜컹덜컹 흔들리더니 불이 나기 시작.

여기저기서 불이 붙고 폭발하고 난리가 나더니

다음엔 물을 쏟아 부기 시작한다.

물 다 튀어서 옷 다 젖잖아~.




 투어를 마치고 퍼레이드가 열리려고 사람들이 대기해서 서 있다.

토이 스토리 우디! 버즈!



 버즈랑 눈이 마주 쳤다 ㅋㅋ

올해 토이 스토리 4가 할로윈 버전으로 나온다지. 



 퍼레이드도 좋지만 오전에 받아 놓은

록앤 롤러 코스터 패스트 패스 시간이 되어서 빨리 그거 타러 가야 했다.  



 두근 두근.

실내에서 타는 롤러 코스터.

그것도 록 뮤직과 함께 하는 리무진 롤러 코스터다. 



 저렇게 정차해 있다가 

초고속 스피드로 쑤ㅐㅇ~ 하고 출발한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반짝 반짝 네온 사인과 숨어 있는 미키 마우스,

그리고 신나는 록 뮤직과 함께 롤러 코스터를 즐긴다.

너무 짧았다. 좀만 더 길게 만들지 아쉽다.



 걷고 줄서고 기다리고 공연보고 탈것 타느라

밥도 못 먹고 거의 4시. 

때를 놓쳐서 사람 없겠지 하고 식당에 들어 갔는데도 30분 정도 기다려야 된단다.

다른 사람들 하는 것도 나랑 다 똑같나 보다. 

들어간 곳은 컨셉이 1950년대 스타일. 



 벽지와 텔레비젼, 식탁, 인테리어 소품, 조명도 다 1950년대 풍이고,

그리고 흘러나오는 방송들은 다 1950년대 드라마가 나온다.



 맥주로 반죽한 양파링.

지금까지 먹어 봤던 양파링 중에서 최고로 맛잇었다.

파삭파삭.

테마파크 음식은 비싸고 맛없다는 인식이 있는데,

디즈니안에 음식은 츄러스도 프레첼도 다 맛만 좋았다.



 다음에 간 곳은 인디애나 존스.

처음에는 놀이기구 타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스턴트맨의 연기를 관람하는 쇼라네요.



 이것도 비행기에 불 붙고 터지고

뛰고 엎어지고 그러고 끝났다. 

약간 실망. 



 해가 저물어 가니 이렇게 불을 밝혀 준다. 

 밤10시 까지 개장 한다지. 

아마 불꽃놀이도 하겠지만 도저히 체력적으로 있을 자신이 없었다.

Fantasmic! 이라는 최고의 쇼도 저녁에 있다는데 

사람들 줄도 장난 아니고 해서 포기하기로.

누가 그러던데,  가족들이 앞에 있다고 그러면서 사람들 제치고 앞으로 나가면 된다고.

그래도 의외로 여러가지 볼거 보고, 탈거 타고, 성공적으로 둘러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하루에 4가지 테마파크 다 봤다고 하는데,

오전에 애니멀 킹덤 가서 라이온 킹 공연 보고, 사파리 하고,

오후 1시정도 엡캇(Epcot) 가서 월드 쇼 케이스 둘러 본 다음에

늦은 오후에 디즈니 헐리우드 스튜디오 가서 롤러코스터 타고, 

저녁에 매직킹덤가서 신데렐라 성 불꽃놀이 보고 끝.


그런데 이렇게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는 건 끔찍히 싫어하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와서 또 다른 파크를 하나 씩 하나 씩 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천근 같은 몸을 이끌고 

올랜도에서의 첫 여행이 시작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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