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나라..

다시 뉴욕 윗 동네로..

Jun Jun 2013. 10. 18. 11:02


눈 깜짝할 사이에 10월도 중순이네요.

이제 곧 할로윈이 오고, 추수감사절이 오고, 

하누카, 크리스마스 그리고 2014년 새해...

아이고 세월도 빠르네요.



이렇게 시간이 빨리가니 이 가을이 다 지나가버리기 전에

10월 16일 (수요일)에 짬을 내서 오전에 기차타고 

맨해튼 윗 동네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Westchester County에 다녀왔어요.

여행의 시작은 그랜드 센트럭 역에서! 

뭔가 영화 같지 않나요? ^.^



제가 탈 기차가 도착해서 타러 가려니 맨해튼으로 출근하러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뉴욕시 북쪽에서 다들 30분 씩, 1시간 씩 기차 타고 매일매일 통근하는 구나....

서울로 따지면 수원에서 용인에서 버스타고 전철타고 오는 셈이겠죠?

근데 이 나라 통 근열차가 우리나라 무궁화호 보다도 못해요~. 

기차안에서 삶은 달걀이랑 오징어도 씹어주고 해야 되는데 궁글테 밀고 다녀주는 누나도 없고 말이야.



뒤에 앉은 아기가 머리를 툭툭 친다.

하도 귀여워서 사진 한장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엄마는 폴란드에서 왔다네요.

어떻게 저런 머리 색깔이... 

염색안해도 되니 돈 벌었구나. 



기차 타고 한 2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이 얼빙턴Irvington.

 여기서 부터는 또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일단은 공기 부터가 다르고,

인구 밀도가 맨해튼과 비교해서 99%정도 떨어지는 듯.

개미 새끼 한마리 안보인다. 

꼭두 새벽부터 달려와서 그런지 가게들도 하나도 문을 안열었고.

멋진 레스토랑들도 영업개시 시작 조차 안했다.

너무 빨리 왔어~ ㅠㅠ



뉴저지와 맨해튼 사이를 흐르는 허드슨 강 하구estuary 입니다.

면적이 넓어서 큰 배들도 여유롭게 왔다갔다.

사진에는 하나도 안보이는데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멀리 뉴저지 쪽 나무들이 서서히 샛빨갛게, 샛노랗게 변신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2년전에 와보았던 이 식당도 문을 굳게 닫혀 있네요.

실은 브런치를 먹으러 가고 싶었는데,

가기전 10군데 넘게 전화 해 봤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제일 빨리 여는 곳이 오후 4:30.

도시를 벗어나면 아침에 맛집 찾는

 이렇게 힘들구나.



허드슨 강 저 끝쪽에 보이는 게 맨해튼인데,

역시 제 사진속에는 전혀 안 보입니다. 



얼빙턴 타운 홀이 보입니다.

이때 부터 비가 한 두방울씩 떨어 지기 시작... 



그리고 타운 홀 건너 편에는 소방소가 있는데 

오른쪽 위에 보이는 소방소 간판에 미국 소설가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1783-1859)의 사진이 보입니다.

이름부터에서 이 타운과 이 소설가가 얼마나 관련이 깊은 지 바로 알수 있겠지요? 



그리고 바로 그 건너편에는 어빙이 쓴 소설속의 인물 

립 밴 윙클 Rip Van Winkle 동상이 떡하고 누워 있습니다.

저 양반이 잠깐 자고 일어 났더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지요? 

타임머신~.

그래서 저 분 이름을 대명사로 Rip Van Winkle 이라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잠만 자는 사람 이라고 한다는데...

솔직히 저는 이 소설 안 읽어봤음. ㅋㅋ ㅋ



이날 아침 사과랑 바나나만 먹고 와서 나왔는데

기적적으로 오픈한 베이커리를 발견. 

이런 인적 드문 장소에 무슨 일로 이런 아침부터 문을 열었을까.



들어가니 이쁜 누나야들이 반갑게 맞아주네.

메뉴 는 컵케잌에 아이스크림, 달다구리 빵들의 온통 몸에 안좋은 것들.

그래도 물불 안가리고 일단 먹기로 하고, 

저 크로와상이라는 빵과 코코아 ㅋㅋ 

(필자 커피 맛을 몰라서 못 마심)



시계를 보니 저때가 오전 10시 15분이었구나.



드디어 메인 하이킹 코스에 진입.
진입로에 환기공Ventilator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길 밑은 송수로aqueduct가 있었거든요.
근처 호수의 깨끗한 물을 뉴욕시까지 운반하는 도중 환기공이 필요하니
중간 중간 저렇게 환기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길 밑에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었답니다.

이곳은 아직 단풍은 커녕 잎들이 샛파랗기만 하네요.



차가 안다니는 코스이니 조깅하는 사람들

애완견 산보하는 사람들

저처럼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

할일 없이 걷는 동내 주민들.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우산 쓴 사람은 나 혼자.



1 시간 넘게 걸었나....

일단 여기서 끝내기로.

빵하나로 하이킹 하기에는 연료가 너무 부족한듯.



맨해튼에서 20분만 기차 타고 와도 이렇게 넓디 넓은 집에서

조용한 자연속에서 소음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차가 있고, 가족이 있으면 이런데서 사는 것도 좋겠네요.

하지만 치명적인게 전 태어나서 운전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요ㅠㅠ



오후12시가 넘어가기 전에 빨리 다시 맨해튼으로 돌아와야만 했어요.

신데렐라도 아닌데..

내리는 건 Irvington 역에서 내렸지만 돌아갈때는 두 정거장을 걸어 내려와서 

Dobbs Ferry라는 다른 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그랜드 센트럭 역으로.

그러고 바로 직행한 곳이 코리아 타운!!



배고파 쓰러져서 바로 고추장 돼지 양념 불고기! 추가.

역시 이게 최고구나^.^


뉴욕 업스테잇에도 멋있고 맛있는 레스토랑은 많아요.

하지만 시간 제약이 있어서 이번에는 갈 수가 없었어요.

그게 한이 맺혀서 조만간 다시 가려고 합니다 ㅋㅋ

이번에는 시간을 확실히 못 박아 두고 가려고.

너무 급하게 간 것도 있고, 날씨도 안 좋았고, 너무 일찍 간것도 탈.


조금만 더 위로 가면 워싱턴 어빙의 또다른 작품

Sleepy Hollow의 무대가 된 Tarrytown이라는 마을도 근사하고,

또 조금만 더 올라가 Ossining이라는 마을에는 송수로의 수도교의 흔적도 볼 수 있어요. 


도시 생활에 찌들었을 때 이렇게 기차 타고 언제 든지 떠날수 있는데,

단풍이 들기 시작할 지금쯤이 최적의 방문시기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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