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나라..

맨해튼의 코리아타운..

Jun Jun 2014. 4. 25. 05:40


4월도 중반을 넘어 가니 봄기운이 본격적으로 납니다.

꽃도 피고 옷차림도 가벼워졌지만

찬바람이 가끔씩 휭~하니 불면 춥습니다.

그래서 겉은 아직 두꺼운 코트를 입고 다닙니다. 



이렇게 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 앉아서 다들 웃고 쉬고 있지만 

유독 봄이 와도 봄이 온것 같지 않은 건

역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처음 뉴스를 접했을때 2시간후에 침몰 한다고 했는데,

그 2시간 동안 도대체 뭘 한건지.

잠수함을 보내서 밑에서 받춰주면 안되었는지.

침몰한 후에도 바로 문을 부수고 열어서 구출 하면 안되 었는지.

배가 기울기 시작할때 왜 모두들 밖으로 나오라 하지 않았는지.

별의 별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뉴스를 읽다가 댓글에 사람들이 

"학생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나왔다고 하길래

 아~다행이다~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2백 몇명이 실종이라고..

오보가 나와도 어떻게 그런 오보를 낼 수가 있는지.



뉴스도 신문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뉴욕 타임즈에 실린 학부모님들의 우는 모습을 보면 

저도 눈물이 나와 볼 수가 없었고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해져서 집중이 안됐습니다.

왜 하필이면 내 나라에서 이런일이 발생하는지.

미국 친구들은 걱정 해 줍니다.

세월호안에 친구나 가족이 있었는지

"너가 여기 있어서 안전해서 다행이야"

여기있어서...

여기있어서...

즉 한국에 있지 않았어서 다행이야.

그런 말 조차도 듣기 싫었습니다.



뉴욕시 맨해튼 정 중앙에 우리 한국인들의 타운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에 오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냄새와 간판과 사람들을 보면 안심이 되고 한국 생각이 납니다.



70~80년 대 한국인 들의 택배회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코리아 타운이 어느덧 뉴욕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정식으로 이 블록을 Korea Way로 뉴욕시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식당과 술집은 물론

미용실과 신문사, 노래방, 여행사, 유학원, 어학교, 

은행, 카페,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가게, 병원, 수퍼 등

대한민국이 이 한블록에 꾹~ 밀집되어 있습니다.

모두 다 한국인 비즈니스 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미스코리아 식당도 있고

뒷쪽에는 빠리바게트 빵집도 보이고 

사진관과 정관장이 하는 카페도 보입니다.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국식당들은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기에

금요일 저녁 같은때는 1시간 정도 기다른 적도 있습니다.

사람이 하도 많이 예약은 안 받아서 그냥 빨리 가는 게 유일한 안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성실히 사시는 한국분들이기에

비지니스를 창출하고 외국인과 한국인들을 끊임없이 불러 드립니다.

그렇기에 코리아타운 가게의 임대료 또한 상상을 초월하겠지요.

유동인구가 워낙 많으니.



오늘 코리아타운을 걷다가 이런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누구의 책임인지 어디서 어떻게 잘못 된건지

또다시 절대로 이런일이 안 일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답은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바뀌어야 하겠지요.



정관장 카페는 조용하고 붐비지 않아서 자주 가서 책을 읽어요.

홍삼 라떼 라든지, 홍삼이 들어간 차들이 맛있습니다.

의외로 외국분들이 홍삼 제품을 많이 사가셔서 놀랐습니다.

인삼을 먹으면 건강해 질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동서양 다 같나봅니다.



이 코리아타운은 한국사람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소식 또한 해외 사는 한국인들의 즐거움입니다.

조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뼛속까지 한국인인데.

 그런 대한민국은 우리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됩니다.



하염없이 김밥이 먹고 싶어질 때면

언제나 이곳에 와서 김밥 한줄을 주문합니다.

멕시칸 아저씨가 열심히 말아 주십니다.

불고기 김밥을 먹고 있으니 옆에 계신 에콰도르 아줌마가

"스시?" 하고 물어 봅니다.

아니요 이건 "김밥" 이라고 해요.

스시는 일본 것이고, 김밥은 한국 것이랍니다.

스시는 식초를 간을 하지만, 김밥은 참기름으로 간을 해서 아이들도 아주 잘 먹어요.

나중에 한번 꼭 드셔 보세요.

그러면서 옆에 메뉴에 보이는 떡볶이와 오뎅에 대해서도 설명해 드렸다.

다음에 꼭 시켜 보겠다고 하신다.


그 에콰도르 아줌마는 한국 소고기 찐빵을 드시고 계셨는데

자기는 돼지고기 찐빵 보다는 맛있었지만, 단팥이 제일 맛있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인터넷유료 사이트Netflix 에서 한국영화를 즐겨 보신다고.

언제나 깊은 뜻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가끔 너무 슬프지만 최고라고 하신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강조하시면서. 



코리아 타운은 이렇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바로 밑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관광객들로 들끓습니다.

저렇게 우뚝 솟아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우리 슬픔에 잠긴 대한민국도 다시 힘차게 일어나서 

모두가 웃을수 있는 나라로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세월호 희생자 여러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 나라에서 편안하게 쉬십시오.



J 올림



'미국이란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권.도!  (0) 2014.06.28
스트리트 페어..   (0) 2014.05.18
23가 그리고 브로드웨이..   (0) 2014.04.13
드디어 봄이 왔구나..  (0) 2014.04.04
뉴욕 그리고 한국인..  (0) 2014.03.19